검색결과39건
프로야구

빠르게 새 단장한 사직, 김태형호 새 출발 롯데에 큰 힘 될까

롯데 자이언츠의 홈그라운드 부산 사직야구장이 내·외야 잔디 재정비를 마쳤다.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공사를 완료했다.롯데는 매년 사직-상동 이원화로 진행해 온 마무리 훈련을 이번에는 상동 2군 구장에서만 진행했다. 그라운드 정비 영향 때문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잔디 교체 및 보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구단 관계자는 "잔디 보식 작업을 마치고 현재 안착 단계"라고 전했다. 그라운드 잔디의 사용 연한은 최대 10년이다. 롯데는 2018년 말~2019년 초에 걸쳐 내·외야 잔디를 포함해 흙까지 전면 교체를 진행한 바 있다. 잔디 교체 시기가 다가오지 않았지만, 지난가을 공사를 진행했다. 구단 관계자는 "원래 내·외야 모두 하자가 발견된 곳만 정비하려다가 내야 잔디는 전면 교체했다. 외야는 이상이 발견된 곳만 보식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배수 취약 지역에 맹암거(매설 수로) 공사까지 진행, 잦은 우천에도 그라운드가 잘 관리되도록 정비했다. 그만큼 사직구장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았다. 2023년 전국 평균 강수량은 1740.3㎜로, 2003년(1861㎜)에 이어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장마철 강수량은 660.2㎜로 역대 세 번째였다. 더군다나 지난해 7월 14~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올스타전이 열렸다. 그라운드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잔디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키움과의 후반기 첫 3연전에서 원정팀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외야 수비 중 발목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눈에 띄는 점은 공사를 일찍 마쳤다는 점이다.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두 달에 걸쳐 공사를 진행했다. 이전에 각종 그라운드 재정비 작업 중에는 시범경기를 원정 경기로만 치르기도 했다. 롯데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방자치단체의 허락을 얻어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탓에 공사가 늦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선수단이 바뀐 그라운드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일찌감치 대비하고 준비에 나섰다. 구단 관계자는 "겨울철에 공사가 이뤄지면 추운 날씨에 잔디가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더라.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잔디가 뿌리를 내릴 때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래서 예년보다 일찍 공사했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 시점을 앞당긴 것뿐만 아니라 양질의 잔디를 공급받고자 발품을 팔았다. 비시즌 선수단이 개인 훈련을 하러 사직구장에 나와 캐치볼과 러닝을 진행할 때도 잔디 안착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롯데 주장 전준우는 정비를 마친 그라운드 상태를 확인한 뒤 "지난해 잔디가 너무 안 좋았다. 배수도 잘 이뤄지지 않아 미끄러지는 등 부상 위험도 있어 경기력에 지장을 받았다"며 "선수들이 잘할 수 있게끔 주변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좋다.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그만큼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태형 감독 체제로 새출발하는 롯데와 사직구장이 산뜻하게 재정비를 마쳤다.이형석 기자 2024.01.16 07:05
프로야구

태업? 부상? 우린 그런 거 몰라요, 쿠동원·벤자민은 달랐다

사나흘 휴식 후 등판, 하지만 선수는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코치의 중재가 있을 땐 ‘결정을 존중한다’라면서 홀가분하게 그라운드를 내려왔다.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은 그렇게 가을야구를 지배하며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KT는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2차전에서 내리 패했다. 공교롭게도 외국인 원투펀치를 내보내고 얻은 결과였다. 야수 실책과 타선의 빈타가 겹치며 고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4·5차전에서 영웅이 됐다. 쿠에바스는 사흘 휴식 후 등판한 4차전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반등했고, 벤자민도 닷새 만에 오른 5차전 마운드에서 5이닝 2실점 호투로 초반 흔들리던 팀을 안정시켰다. 닷새 미만의 휴식 후 등판은 투수들의 체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휴식 여유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리그에서 5~6선발 제도가 자리 잡은 것이 이 때문이고, 화요일·일요일에 등판하는 투수에게 항상 체력 이슈가 따라붙는 것도 이유가 있다. 하지만 사령탑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고, 선수들은 이를 수용했다. 그것도 1년 단기 계약으로 묶여 있는 외국인 투수들이 감독의 주문에 응했다. 최근 외국인 투수 관련해서 잡음이 계속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놀라운 일이다. KT는 올 시즌 가을야구에 진출한 다섯 팀 중 유일하게 정상적으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가동할 수 있는 팀이었다. 5위 두산 베어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패배로 외국인 카드를 꺼내 들 기회조차 없었고, 3위 SSG 랜더스는 커크 맥카티, 4위 NC 다이노스는 에릭 페디가 부상 문제로 포스트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1위 LG 트윈스도 아담 플럿코가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출전 불발이 결정됐다. 이 중 몇몇은 태업 문제까지 겹치며 잡음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KT의 외국인 듀오는 달랐다. PO 시리즈를 완주했고 투혼도 빛났다. 1차전 75구 후 나흘 만에 등판해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쿠에바스는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책임진 최동원(전 롯데 자이언츠)의 이름을 딴 ‘쿠동원’이란 별명이 생겼다. 4차전 후 쿠에바스는 “다음 경기 땐 조금 더 많은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더 던지고 싶었는데 뒤에 베테랑 선수들 믿고 내려왔다”라고 말했다. 두 경기에서 야수 실책을 네 차례나 겪으면서도 흔들림 없는 투구를 한 벤자민도 ‘대인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나흘 휴식이라는 힘든 일정에도 “더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투혼을 펼쳤다. 그는 “나흘 휴식 후 등판은 힘들었지만, 마운드에서 차분하게 던진 게 팀원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생각이 많으면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잘 준비했다”라고 덤덤해 했다. 두 선수의 희생은 최근 불거진 외국인 선수 태도 논란에 큰 울림을 선사했다. 실력부터 인성까지, KT는 효자외인의 희생과 활약 덕에 리버스 스윕이라는 마법을 일궈내며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11.06 06:02
프로야구

[IS 인터뷰] '쿠동원' 잡은 '페동열'은 여전히 역전 우승을 꿈꾼다

"한국시리즈(KS)까지 문제없이 올라가길 기대하고 있다."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는 지난달 30일 열렸던 KT 위즈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지배했다.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1실점 호투로 KBO리그 포스트시즌(PS) 데뷔전에서 첫 승을 기록했다. 페디는 정규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으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차지했다. 다만 가을 데뷔가 다소 늦었다. 지난 17일 KIA 타이거즈전 투구 도중 타구를 맞고 팔뚝 부상을 입어서다. 이후 12일 동안 휴식하고서야 마운드로 복귀했고 호투로 기다린 값을 했다.상대가 윌리엄 쿠에바스(KT)였기에 더 뜻깊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고 리그 승률왕을 차지했다. 쿠에바스는 큰 무대에 더 강해지는 '빅 게임 피쳐'였다. 지난 2021년 KT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순위를 가르는 타이브레이커에 사흘 휴식 후 등판해 승리했고 한국시리즈(KS)에서도 1차전 선발로 나와 이겼다. 투혼과 활약 덕에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최동원 전 감독에 빗대 '쿠동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쿠동원을 막은 건 '페동열'이었다. 쿠에바스가 최동원을 소환했듯 페디도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의 해태 타이거즈 시절 위업을 불러냈다. 정규시즌 20승·200탈삼진과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동시에 이룬 건 1986년 선 전 감독이 역사상 유일했다.페디는 쿠에바스를 잡은 30일 경기에서도 다시 선 전 감독을 소환했다. 이날 그는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5㎞/h에 달했고, 주 무기 스위퍼(49구)는 KT 타선을 압도했다. 헛스윙을 총 19개 유도했고 그중 17개가 스위퍼에서 나왔다. 강속구도, 결정구(횡변화구)도 선 전 감독을 연상하게 했다. 페디가 만든 탈삼진 12개는 지난 1989년 선동열 전 감독과 2020년 크리스 플렉센이 세운 종전 PO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11개)을 넘은 신기록이었다. 경기 후 페디는 "선동열의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걸 알고 있다"며 "항상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그를 닮아가려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NC는 정규시즌에서 4위에 그쳤다. 그러나 PS에서는 역전 가능성이 있다. 페디가 쉬는 동안 동료들이 3위 SSG 랜더스를 꺾었고, 이제 페디가 KT 상대로 귀중한 1차전 승리를 챙겼다. 페디는 "PS에 들어가기 전 많은 이들이 NC 다이노스를 약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다시피 5연승을 달리고 있다"며 "KS까지 우리 팀이 문제없이 올라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바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31 15:20
프로야구

'AG 맏형' '안경 에이스'가 꿈꾸는 절실한 가을걷이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8)이 '행복한 가을'을 기다린다. 박세웅은 지난 9일 발표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최종 엔트리(24명)에 포함됐다. 구창모(NC 다이노스) 최원준(KIA 타이거즈)과 함께 와일드카드로 뽑혔다. 평균 연령 23.2세의 젊은 대표팀에서 박세웅의 나이와 프로 경력이 가장 많다. 2014년 프로 입단한 박세웅은 벌써 10년 차다. 그는 "대표팀 최고참을 맡은 건 처음이다. 부담도, 책임감도 크다"며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박세웅에게도 이번 대표팀은 절실하다. 지난해 가을 상무 야구단 입대를 포기해 항저우 AG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거나,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올 시즌 종료 후 군 복무를 시작해야 한다. 박세웅은 항저우 AG 투수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12명 중 대표팀 경험이 가장 많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를 시작으로 2020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 다녀왔다. 국제대회에서 박세웅은 선발뿐만 아니라 불펜 투수로도 나선 경험이 많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표팀 내 전문 구원 투수가 적다는 평가에 대해 "6경기를 치르게 될 텐데 1+1 선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는 컨디션도 고려했다. 박세웅은 4월 4차례 등판에서 1패 평균자책점 5.12로 부진했지만, 5월 이후 7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18로 호투했다. 박세웅은 태극마크에 진심이다. 지난 2월 WBC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보름 동안 소속팀 전지훈련 기간에 홀로 국내에 남아 훈련했다. 짧은 기간 인천-괌-인천-미국을 오가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훈련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웬만한 책임감 없이 내리기 쉽지 않은 결단이다. 박세웅은 WBC 일본, 체코전 2경기에 나와 6이닝 무실점으로 가장 잘 던졌다. 박세웅은 "국가를 대표해서 뽑힌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 지난 WBC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더 성숙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 합류 전까지, 또 아시안게임을 다녀온 후에는 '안경 에이스'의 역할에 매진한다. 최동원-염종석의 계보를 잇는 박세웅은 롯데의 토종 에이스를 맡고 있다. 지난가을에는 5년 총 90억원의 조건으로 구단 최초의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롯데는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들어 기세가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5할대 승률을 훨씬 상회한다. 박세웅은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분전하고 있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 야구는 2017년이었다. 당시 박세웅은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아직 그 기억이 선명하다. 다시 한번 부산 사직구장에서 그때의 함성과 기세를 올리고 싶다. 박세웅은 "팀이 상위권에 있는데 더 위로 올라가고 싶다. 그래서 (포스트시즌 때) 밑에서 올라오는 팀을 기다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3.06.16 11:46
프로야구

[인생2막] 야구에 미쳐 호주로 날아간 구대성, 한국서 '제3의 야구인생' 꿈꾼다

2010년, 현역 최고령 투수였던 구대성(53)은 'KBO리그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는 더 이상 뛸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 그해 구대성은 7경기에 등판해서 평균자책점 9.64에 그쳤다. 그가 눈을 돌린 곳은 호주였다. 이후 지금까지 14년째 호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구대성은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계속하고 싶어서 이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구대성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범 40주년을 맞아 선정한 '레전드 40인' 투표에서 전체 8위에 뽑혔다. 투수로는 선동열·최동원·송진우에 이어 네 번째다. 1996년 다승왕과 구원왕을 동시에 차지하며 투수 4관왕에 올랐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KBO리그 최고의 투수가 된 그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에서 1년 활약했다. 국가대표로서 일본전에 특히 강했고, 후배들에게는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심어줬다. 독특한 투구폼에서 비롯된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한화 시절 신인 류현진에게 서클 체인지업을 전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구.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한 그는 2010년 가을, 호주로 날아갔다. 누구보다 선수 시절을 화려하게 보낸 '레전드'가 은퇴 후 해외에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은 의외였다. 그로부터 벌써 14년이 흘렀다. 구대성은 "한국에서 야구 잘 되지 않았고, 선수로서 뛰기 더 힘든 것 같아 은퇴를 준비 중이었다. 그때 '호주 프로야구리그(ABL)가 창설한다'고 들었다. 마침 호주에 처제가 있어 직접 들러 둘러봤다. '선수로 계속 뛰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딸과 아들의 교육 핑계도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고 회상했다. 호주 야구대표팀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8-7로 꺾었다. 그러나 리그 수준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구대성은 "호주의 야구 역사는 우리보다 길다. 한때 야구 인기도 엄청 좋았는데 어느 순간 확 식었다고 한다. 그래도 2010년 ABL 창설을 시작으로 야구의 경쟁력을 높이는 단계다. 내가 처음 왔을 때 시속 160㎞ 공을 던지는 등 수준 높은 투수들이 있었다. 다만 변화구에 약했다"고 돌아봤다. 구대성은 ABL 초대 구원왕에 오르며 한국 야구의 파워를 과시했다. 구대성을 시작으로 임경완과 고창성 등이 ABL에서 활약했다. 최근에는 각 구단의 신예 선수로 구성된 연합팀 질롱코리아가 ABL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낯선 땅에 적응하기까지 어려움이 뒤따랐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의 장벽이었다. 시드니 블루삭스의 홈 경기 때는 자원 봉사자 통역이 따라붙어 도움을 받았지만, 원정 경기를 다닐 때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그는 "손짓발짓 모든 것을 동원했다"고 떠올렸다. 때로는 자존심도 내려놓아야만 했다. 그는 "호주 동료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밥을 사며 다가가려 했다. 선수들이 나에 대해 잘 몰라서 '메츠에서 1년간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면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와서 '굿 슬라이딩'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렇게 날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떠올렸다. 2005년 당시 메츠 루키 역사상 최고령(36세) 선수 빅리그에 데뷔한 구대성은 뉴욕 양키스 랜디 존스에게서 2루타를 때려낸 뒤 후속 타자의 번트 때 3루를 거쳐 홈까지 쇄도했다. 짜릿한 득점을 얻었지만 투수에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치명타였다. 구대성은 이후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그 여파로 1년 만에 빅리그 도전을 마감했다.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도 견뎌야만 했다. 구대성은 "날 얕보거나 깔보면서 차별하는 선수들도 있다. 손바닥만 한 나방을 가리키며 그걸 주워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네가 먹으면 내가 먹을게'라고 맞섰다. 숙일 때는 숙이되 강할 때는 강하게 싸웠다. 가끔 열 받으면 한국말로 욕했다"고 했다. 2015년까지 선수 생활을 한 구대성은 시드니 블루삭스 코치(2016~17), 질롱 코리아 감독 겸 선수(2018~19)로 활약했다. 요즘에는 무보수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16세 이하 대표팀 선수를 지도하고, 지역 야구 꿈나무의 훈련을 돕고 있다. 구대성은 요즘도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진다. 그는 "한 번도 야구가 힘들거나 지겹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야구는 늘 즐겁다"라고 했다. 구대성은 올해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3경기에 나서 2와 3분의 1피안타 0자책을 기록했다. MLB 공식 소셜미디어(SNS)도 "53세의 투수가 아직도 공을 던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대성은 "직구 최고 시속이 130㎞(실제 최고 117㎞) 나올 거라 자신했는데 오버였다"고 웃었다. 구대성은 야구 사랑, 가족 사랑은 지극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현역 시절 휴대전화 번호를 주변에 좀처럼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가족과의 시간을 방해 받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는 "선수 때는 가족들과 지낼 일이 거의 없었는데, 여기선 함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반겼다. 구대성은 한국 야구를 빼놓지 않고 챙겨보고 있다. 그는 "나도 '저기(한국) 서 있으면 어떨까' 생각도 한다. 아마추어든 어디든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 날아가 돕고 싶다"고 했다. 호주에서 인생 2막을 살고 있지만, 터전이 바뀌었을 뿐 그는 여전히 야구와 함께다. 구대성은 한국에서 '제3의 야구 인생'을 꿈꾸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3.03.28 05:55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소방차 출동하고 정전 사고, 감독 청문회까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두 번째 왕조 연 삼성 삼성이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SK(현 SSG)를 1-0으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했다. 삼성은 전년도 김성근 감독이 이끈 SK에 4전 전패로 패한 아픔을 갚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983년 김응용(해태) 2005년 선동열(삼성)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부임 첫 시즌 우승을 이끈 사령탑이 됐다. 이후 삼성은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4년 연속 한국시리즈 KS 우승을 달성했다. ②김성근 감독, SK 떠나다 김성근 감독은 재계약 문제로 구단과 불편한 관계 중에 8월 17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올 시즌 뒤 SK를 떠나겠다"고 폭탄 선언했다. 구단은 다음날 김성근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이만수 퓨처스(2군) 감독에게 1군 임시 지휘봉을 맡겼다. SK 왕조(KS 우승 3회)를 이끈 김 감독의 전격 퇴장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경질에 반대하는 SK 일부 팬은 8월 18일 경기 종료 후 물병 투척 및 그라운드에 난입해 '유니폼 화형식'을 했다. ③오승환 대기록 축하한 소방차 8월 12일 대구 KIA전에서 오승환이 세계 최소경기(334경기), 국내 최연소(29세 28일)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오승환의 대기록 달성 순간 이를 기념하는 축포가 터졌는데, 전광판 우측 상단에 불이 붙어 화염이 치솟았다. 소방수(마무리 투수)를 축하하는 행사에 급기야 '진짜' 소방차가 출동했다.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제가 불 끄러 갈까요"라며 황당해했다. 오승환은 그해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하며 2006년 자신이 작성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타이기록에 이어, KS MVP까지 차지했다. ④1948년 개장 대구구장 정전 4월 16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두산 정수빈이 8회 절묘한 기습번트를 대고 1루로 달려가는 순간 갑자기 암흑천지로 변했다. 6개 조명탑 불이 모두 꺼진 것이다. 12분 뒤 일부 시설이 복구됐지만, 3루 측 조명은 끝내 켜지지 않았다. 심판진과 양 팀 관계자가 모여 논의한 결과 사고 발생 48분 만인 8시 16분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경기는 다음 날 정수빈 타석에서 재개됐고, 두산이 3-2로 이겼다. ⑤LG팬 감독 청문회 요구 LG는 8월 14일 잠실 홈 경기에서 롯데에 1-4로 졌다. 당시 5위 LG와 4위 롯데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지자 LG 팬 수백 명이 야구장 입구를 막고 시위했다. 'LG 가을 야구, 또 내년입니까'라는 현수막을 펼쳐 든 채 "감독 나와라"라며 청문회를 요구했다. 팬들에게 박종훈 LG 감독은 다음 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질책을 달게 받고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사과했다. 결국 LG는 김기태 수석코치를 신임 사령탑에 선임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3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02년 준우승 이후 11년 만이었다. ⑥장효조·최동원 별세 장효조 삼성 퓨처스 감독이 9월 7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선수 시절 그는 천부적인 타격 재능과 끈질긴 집념으로 '타격 기계'로 평가받았다. 통산 961경기에서 타율 0.331을 기록했다. 당시로는 3000타수 이상 소화한 타자 중 최고 타율이었다. 일주일 뒤인 9월 14일, 또 하나의 레전드 최동원 전 한화 퓨처스 감독도 직장암으로 별세했다. 통산 103승 74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을 기록한 그는 1984년 롯데의 KS 우승 당시 홀로 4승을 책임졌다. 롯데는 최동원의 등 번호 1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⑦9구단 NC 창단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월, 9구단 창단 우선협상대상자로 NC를 선정했고 3월 말에는 NC의 창단을 승인했다. NC는 8월 2일 다이노스라는 팀 이름을 발표했고, 8월 31일 초대 사령탑으로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두산에서 사퇴한 지 두 달 만에 복귀했다. NC는 신인 드래프트, 2차 드래프트, 외국인 선수(4명 등록, 3명 출전) 등을 통해 선수단을 구성했고 2012년 퓨처스리그에 참가했다. ⑧이용훈 2군 퍼펙트게임 롯데 이용훈이 9월 17일 한화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9이닝 동안 27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1~2군을 통틀어 KBO 역사상 첫 번째 기록이다. 이용훈은 111개의 공을 던졌고 탈삼진 10개를 기록했다. 2000년 삼성에 입단한 이용훈은 SK를 거쳐 롯데에서 뛰었는데, 1군 통산 190경기에서 42승 49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한 뒤 2014년 은퇴했다. ⑨심수창 최다연패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일, LG는 투수 심수창과 내야수 박병호를 키움에 주고 투수 송신영과 김성현을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심수창은 8월 3일 대구 삼성전에서 이적 후 첫 등판에 나섰다. 총 6이닝 7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지만, 팀이 2-3으로 져 패전 투수가 됐다. 이로써 리그 역사상 최다인 18연패에 빠졌다. 심수창은 LG에서 뛴 2009년 6월 26일 SK전부터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심수창은 8월 9일 사직 롯데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1실점 호투, 승리 투수가 되면서 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⑩30주년 레전드 올스타 KBO는 프로야구 30주년을 기념해 포지션별 레전드 올스타 베스트10 투표를 진행했다. 이만수(포수)가 최다 점수를 얻어 최고 인기 스타로 뽑혔다. 선동열(투수) 장종훈(1루수) 박정태(2루수) 한대화(3루수) 김재박(유격수) 장효조·이순철·양준혁(이상 외야수) 김기태(지명타자)가 포지션별 레전드 올스타에 선정됐다. 이형석 기자 사진=IS포토 2022.12.28 12:00
프로야구

'안경 에이스' 박세웅, 롯데 최다승 투수를 꿈꾸다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27)이 구단 최다승 투수를 꿈꾼다. 롯데지주는 10월 27일 이사회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구단은 “부채비율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향후 투자 및 시즌 운영 자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박세웅과 계약이 이번 오프시즌 적극적인 선수 영입의 신호탄이었다. 롯데는 박세웅과 5년 총 90억원(보장액 70억원, 옵션 20억원)에 계약했다. 박세웅은 KBO리그 사상 여섯 번째로 비(非) FA 장기 계약자가 됐다. 이로써 롯데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상무 야구단 입대 지원을 철회하고 2023년 선발진을 지키도록 했다. 롯데는 이후 포수 유강남(4년 총 80억원) 유격수 노진혁(4년 총 50억원)을 비롯해 차우찬, 김상수, 윤명준, 안권수 등 타 구단 방출생까지 적극적으로 데려왔다. 롯데는 박세웅의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다년 계약을 제시했다. 그만큼 내년 시즌 '윈나우' 행보에 꼭 필요한 토종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박세웅이 군 복무 후 복귀해 FA 자격을 얻더라도 어차피 우리는 반드시 잡는다는 계획이었다"며 "투구 이닝 등 실력뿐만 아니라 평소 성실하고 승리욕 있는 훈련 태도를 갖춰 선수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웅도 구단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알고 있다. 그는 "KT 위즈에 입단했지만 프로에서의 모든 기록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쌓은 것"이라며 "팀에 대한 애정이나 애착도 역시 크다"라고 말했다. 박세웅은 2014년 KT 1차지명으로 입단해, 이듬해 롯데로 트레이드된 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2017년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을 올려, 롯데의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최동원과 염종석을 잇는 '안경 에이스'라는 수식어도 이때부터 달았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통산 53승(70패)을 올렸다. 최근 3년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467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졌다. 3년(2020~2022년) 연속 규정 이닝을 달성한 국내 선발 투수는 박세웅이 유일하다. 박세웅은 "롯데로 옮겨온 뒤 벌써 8년이 흘렀다. 은퇴하기까지 롯데 선발 투수가 세울 수 있는 기록을 모두 다 작성하고 싶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다승부터 투구 이닝, 탈삼진까지 모두 거론했다. 롯데 최다승 투수 기록은 윤학길이 가진 117승이다. 이 외에도 롯데 소속으로 100승을 돌파한 선수는 손민한(103승, 총 123승)과 송승준(109승)이 있다. 롯데는 올 시즌 8위(64승 76패 2무)에 그쳐 5년 연속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2023시즌 어깨가 더 무거워진 박세웅은 "내년에 팀을 더 높은 자리에 올려놓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면 그 수치에 다가서려다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라며 "한 경기, 한 경기씩 잘 던지면 개인 기록도 쌓고 팀 성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12.24 20:35
프로야구

ERA·탈삼진왕 안우진, 최동원상 후보 제외…"최동원 정신 부합하지 않아"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23)이 최동원상 수상자 후보에서 빠졌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제9회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 심사에서 안우진을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10일 밝혔다. 최동원상은 2011년 세상을 떠난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을 기려 2014년 제정됐다. ①선발 등판 25경기 이상 ②180이닝 이상 ③12승 이상 ④150탈삼진 이상 ⑤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 15경기 이상 ⑥평균자책점 3.00 이하 ⑦35세이브 이상 가운데 한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안우진도 후보 기준을 충족한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2.11) 탈삼진(224개)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가 작성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 기록을 넘어서진 진 못했지만, 국내 투수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포스트시즌에선 물집이 터진 가운데 핏빛 투혼을 선보이며, 키움의 가을 야구 돌풍을 이끌었다. 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은 "안우진은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강력한 수상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하지만 휘문고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받은 전력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안우진을 '최동원상' 후보에 포함할 것인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이사진은 오랜 논의 끝에 안우진을 수상자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강 사무총장은 "고(故) 최동원은 연세대 시절 선배의 폭행으로 야구계를 떠날 뻔했던 대표적인 ‘학폭 피해자’다. 그 후 고 최동원은 스포츠계 폭력을 없애려고 누구보다 분주히 뛰었다"며 "안우진은 올 시즌 매우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념사업회 이사진은 안우진을 스포츠계에서 폭력을 추방하고, 선수 간 차별을 철폐하려 노력한 최동원 정신에는 부합하지 않는 후보자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강진수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 시 객관적 후보 기준뿐만 아니라 페어플레이, 희생정신, 헌신과 동료애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최동원 정신을 수상자 선정 기준으로 삼아왔다"며 "이러한 선정 기준은 이번 9회 수상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는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후보에는 김광현(SSG 랜더스), 케이시 캘리, 아담 플럿코, 고우석(이상 LG 트윈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념사업회는 "국내 투수들이 대거 등장해 5년 만의 토종 투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근 4년 연속 두산 소속 선수들이 상을 휩쓸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동원상 시상식은 11월 17일 목요일 오후 3시 부산MBC 드림홀에서 열린다. 이형석 기자 2022.11.10 09:26
프로야구

[인터뷰] '5년 90억원' 안경 에이스 "책임감 막중, 내년 가을에는 안타까움 남기지 않도록"

박세웅(27)이 롯데 자이언츠와 5년 총 90억원에 비 FA(자유계약선수) 다년 계약을 했다. 그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롯데 구단은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총연봉 보장액은 70억 원이고, 옵션 20억원이 포함되어 있다. 구단은 "팀의 주축이 되는 선발 투수진 안정화를 위해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 준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했다.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그룹의 지원 속에서 구단 최초의 다년 계약을 진행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박세웅은 KBO리그 사상 여섯 번째로 비(非) FA 장기 계약을 했다. 아직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은 박세웅은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지 않고 내년에도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뛴다. 그는 "시즌 중반부터 구단과 다년 계약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구단도 나를 원했고, 나도 큰 사랑을 주신 롯데에서 오랫동안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2015년 KT 위즈에서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이후 롯데의 토종 에이스를 맡아 2017년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로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2년 동안 수술과 재활로 시간을 보냈으나, 최근 2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롯데에서 53승 70패 평균자책점 4.77을 기록했다. 박세웅의 올 시즌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은 2.87로 전체 4위다. 구단 관계자는 "박세웅이 당장 자리를 비우면 대체할 자원이 없다"고 했다. 박세웅은 이번 계약으로 '안경 에이스' 별명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그는 "최동원-염종석 선배님의 별명을 이어받아 영광스럽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안경 에이스' 별명에 대한 책임감도 막중해진다. 늘 그랬지만 더 와 닿는 것 같다.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께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웅은 최근 3년 리그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467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졌다. 3년(2020~22년) 연속 규정 이닝을 달성한 국내 선발 투수는 박세웅이 유일하다. 구단은 "투구 이닝 등 실력뿐만 아니라 평소 성실하고 승리욕 있는 훈련 태도를 갖춰 선수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현재 새롭게 합류한 배영수 1군 투수코치와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배 코치님께서 성과에 대한 보상을 중요시한다"며 "열심히 땀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박세웅은 "우리가 가을 야구를 하면 좋을 텐데 3자 입장에서 지켜보고 있어 너무 아쉽다. 내년에는 이런 안타까움이나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이번겨울 더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형석 기자 2022.10.26 16:34
프로야구

결국 풀지 못한 우승의 한, 이대호의 간절한 당부

이대호(40)는 그라운드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롯데 자이언츠 우승'을 염원하고 당부했다. 이대호는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날 은퇴식에서 이대호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가 바로 '우승'이다. 부산과 롯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국가대표 4번 타자로 활약한 그였지만 "내 야구 인생은 50점"이라고 낮게 봤다. 그 이유를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이 팀(롯데)에 우승을 안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9일 기준으로 올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1(4위) 119안타(4위) 23홈런(공동 5위) 101타점(4위)을 기록했다. 많은 후배가 "더 뛰어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전성기였던 2010년에는 타격 7개 부문 1위를 휩쓸기도 했다. 타격왕 3회, 홈런왕과 타점왕은 각각 두 차례씩 거머쥐었다. 통산 성적은 1971경기 타율 0.309 374홈런 1425타점. 한국 야구를 대표한 이대호도 혼자 힘으로 달성하기 어려웠던 것이 바로 우승이다. 국가대표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우승을 맛봤지만, 2001년 입단한 롯데에선 17시즌을 뛰는 동안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일본에서 우승했을 때 기분이 좋았다. 당시 '롯데가 우승했으면 더 많이 울고, 부산 팬이 더 많이 좋아할 거 같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대호는 미국 메이저리그(시애틀 매리너스)를 1년 경험하고, 2017년 4년 총 150억원에 계약하며 롯데 복귀를 선택했다. 그해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한 뒤 5년 연속 가을 야구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대호는 "우승하고 싶어서 한국에 돌아왔는데 후배들한테 짐을 맡기고 떠나는 게 미안하다. 롯데 팬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걸 못 이뤄 죄인이라고 생각한다. 죄짓고 떠나는 기분이라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했다. 이대호는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당부했다. 그는 "고(故) 최동원 선배의 정신력을 깨닫는다면 이른 시일 내에 우승할 것으로 본다. (최동원 선배의) 희생정신이 없었다면 (1984년) 우승도 못 했을 것이다. 후배들에게 항상 희생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4년 총 64억원의 FA 계약으로 경남 라이벌 NC 다이노스로 떠나자, 이대호는 "다른 팀은 전력 보강을 하는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우리는 오히려 선수가 빠져나갔다"라고 아쉬워했다.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한 강민호와 함께 롯데를 떠난 두 후배들를 이날 특히 안타까워했다. 마침 이날 은퇴식에는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이대호에게 등 번호 10번이 새겨진 영구결번 기념 반지 한 쌍을 선물했고, 이대호는 자신이 쓰던 1루수 미트로 답례했다. 이대호는 신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표한 은퇴사에서 "앞으로 더 과감하게 지원해주시고, 특히 성장하는 후배 선수가 팀을 떠나지 않고 잘 성장하게 보살펴달라"고 말했다. 또한 "(롯데) 그룹에서도 힘을 써서 롯데 팬이 염원하는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롯데가 투자에 인색한 건 아니었다. 2019년과 2020년 총연봉 1위였다. 하지만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탈락했다.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지자, 성민규 단장 부임 후 혹독한 '연봉 다이어트'를 실시했다. 올해 총연봉은 59억원으로 3년 전보다 40억원 이상 감소했다. 주축 선수의 이적으로 선수단 총연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롯데는 이대호가 떠난 내년 시즌을 대비해 이번 겨울 FA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형석 기자 2022.10.10 19:22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